초등 통지표 '잘함'과 '보통'은 누가 정하나 — 교육부 훈령이 정한 것과 학교가 정하는 것
결론부터. 초등 통지표에 찍힌 매우 잘함·잘함·보통 같은 등급 표기는 교육부 훈령에 없는 말입니다. 훈령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도 이 표기는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옆 반이나 옆 학교와 표기가 다른 것은 오류가 아니라 구조상 당연한 결과이고, 같은 이유로 다른 집 아이의 통지표와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일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기준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훈령은 초등학교 평가에 대해 누가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을 어디에 공개해야 하는지를 못 박아 두었습니다. 즉 등급의 이름은 학교가 정하지만, 그 등급을 만든 평가 계획은 부모가 볼 수 있게 공개하도록 돼 있습니다. 통지표를 앞에 두고 답답할 때 실제로 열어 볼 문서가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훈령이 초등 평가에 대해 정확히 무엇을 정해 두었는지, 등급 표기가 어느 단계에서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우리 학교 기준을 어떤 경로로 확인하는지를 순서대로 짚겠습니다.

훈령이 초등에 대해 정해 둔 것은 등급이 아니라 서술입니다
기준이 되는 문서는 교육부 훈령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입니다. 2026년 3월 1일부터 시행 중인 판본이 현재 유효합니다. 이 훈령 제15조는 학교급별로 무엇을 기록하는지를 각각 다르게 정하고 있는데, 초등학교 항목의 문장이 이렇습니다. 성취기준에 따른 학생의 성취수준 특성을 문장으로 입력하고, 특기할 만한 사항이 있는 학생은 특기사항을 입력한다.

여기 어디에도 등급이 없습니다. 숫자도 없고 단계도 없습니다. 반면 같은 조문에서 중학교부터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래 표는 훈령이 학교급별로 기록하도록 정한 항목을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 학교급 | 훈령이 정한 기록 항목 | 부모가 받아 드는 것 |
|---|---|---|
| 초등학교 | 성취수준 특성을 문장으로 입력, 특기사항 | 등급·점수 없음. 읽어야 뜻이 나오는 서술 |
| 중학교 | 교과, 과목, 원점수/과목평균, 성취도, 수강자수 | 점수와 A~E 등급이 처음 등장 |
| 고등학교 | 위 항목에 학점, 성취도별 분포비율, 석차등급 추가 | 등수 개념이 여기서 처음 생긴다 |
중학교의 성취도는 훈령이 구간까지 정해 두었습니다. 원점수 90% 이상이 A, 80% 이상 90% 미만이 B, 70% 이상 80% 미만이 C, 60% 이상 70% 미만이 D, 60% 미만이 E입니다. 체육과 예술 교과는 세 단계여서 80% 이상이 A, 60% 이상 80% 미만이 B, 60% 미만이 C입니다. 이렇게 숫자로 못 박아 둔 구간이 초등에는 없습니다. 초등 통지표의 등급이 학교마다 다른 이유가 여기서 갈립니다.
덧붙이면, 학교생활기록부를 직접 떼어 보는 절차는 이 글에서 다루는 통지표와 별개의 문서이고 발급 경로도 다릅니다. 통지표는 학교가 가정에 보내 주는 안내이고, 생활기록부는 학적 기록입니다. 통지표의 등급 표기는 생활기록부에 그대로 남지 않습니다. 이 점만 먼저 붙잡고 나머지를 읽으시면 됩니다.
그러면 등급 표기는 어느 단계에서 만들어지나
훈령에는 별표가 붙어 있고, 그중 「교과학습발달상황 평가 및 관리」가 평가의 실무를 다룹니다. 여기에 소관이 내려가는 경로가 세 줄로 적혀 있습니다. 이 세 줄이 통지표 표기가 학교마다 갈리는 이유의 전부입니다.

첫째, 시도교육감이 이 별표를 준거로 학교급별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을 세웁니다. 둘째, 학교가 그 시행지침을 바탕으로 학업성적관리규정을 제정합니다. 셋째, 학교 안에서 교과협의회가 평가 계획을 세우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최종 결정합니다. 필요하면 학급별로 평가 계획을 달리 정할 수도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즉 통지표에 어떤 낱말을 쓸지는 세 번째 칸, 그러니까 개별 학교 단계에서 정해집니다. 훈령이 정한 것은 등급의 이름이 아니라 기준을 정하는 절차와 그 기준을 공개할 의무입니다. 그래서 어떤 학교는 세 단계로, 어떤 학교는 네 단계로 쓰고, 도달과 미도달로만 표시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표기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규정을 어긴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부모가 취할 태도가 정해집니다. 표기의 이름을 다른 집과 맞춰 보려 하지 말고, 우리 학교가 그 표기를 무엇으로 정의했는지를 확인하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그 정의가 어디에 있는지도 훈령이 정해 두었습니다.
우리 학교 기준을 확인하는 경로
별표에는 확정된 평가 계획을 정보공시 등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개하도록 돼 있습니다. 변경 사항이 생기면 수정해서 평가 실시 전에 다시 공지하라는 문장까지 붙어 있습니다. 즉 통지표의 근거 문서는 원래 볼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공개되는 평가 계획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도 정해져 있습니다. 각 교과와 학년별로 평가의 영역, 요소, 방법, 시기, 기준, 그리고 결과의 활용입니다. 여섯 항목 중 부모가 통지표를 읽을 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기준과 결과의 활용입니다. 기준을 보면 그 등급이 무엇을 재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있고, 결과의 활용을 보면 그 등급이 다음에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확인 순서는 이렇게 잡으면 됩니다. 먼저 학교 누리집의 가정통신문 게시판에서 학년 초에 안내된 평가 계획을 찾습니다. 대개 3월에 한 번 올라오고 그 뒤로 밀려 내려가 있습니다. 여기서 안 보이면 학교알리미에서 학교 이름으로 검색해 공시 항목을 봅니다. 훈령이 말하는 정보공시가 이 통로입니다. 그래도 안 보이면 학교 학업성적관리규정을 요청합니다. 규정은 학교가 제정하도록 정해져 있으므로 반드시 존재합니다.
요청할 때는 문서 이름을 정확히 대는 편이 빠릅니다. 학업성적관리규정과 해당 학년 교과 평가 계획 두 가지입니다. 막연히 통지표 기준을 알려 달라고 하면 담당자가 무엇을 찾아야 할지 몰라 시간이 걸립니다. 지금은 방학 중이라 담당 교사와 바로 닿기 어려우니, 개학 첫 주에 물을 것을 지금 메모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2학기 평가 계획도 학기 초에 다시 안내되므로, 그때 받아 두면 다음 통지표는 받자마자 읽힙니다.
세모, 도달, 두 단계 — 표기 유형별로 읽는 법
학교가 정하다 보니 실제로 쓰이는 표기는 몇 갈래로 나뉩니다. 이름은 달라도 재는 대상은 같은 곳을 향하고 있어서, 유형만 알면 낯선 표기도 읽을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자주 보이는 표기 방식과 그것을 읽을 때 붙잡을 지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 표기 방식 | 이 방식이 알려 주는 것 | 부모가 이어서 볼 곳 |
|---|---|---|
| 세 단계 이상의 낱말 (매우 잘함·잘함·보통 등) |
여러 칸으로 나눈 만큼 자리 이동이 보이는 방식 | 지난 학기 표기와 비교. 낱말의 정의는 학교 평가 계획에서 |
| 도달·미도달 두 단계 | 성취기준을 넘었는지만 보는 합격선 방식 | 칸이 둘뿐이라 정보가 적다. 서술 문장을 반드시 함께 읽어야 한다 |
| 동그라미·세모 같은 기호 | 낱말 방식을 기호로 줄인 것. 단계 수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 통지표 아래쪽·뒷면의 범례. 범례 없이는 해석 불가 |
| 표기 없이 서술만 | 훈령이 정한 형태에 가장 가깝다 | 비교할 등급이 없으니 조건이 붙은 문장을 찾는다 |
여기서 가장 흔한 오해 하나를 짚겠습니다. 기호나 낱말의 단계 수가 적다고 해서 평가가 헐거운 것이 아닙니다. 단계를 몇 칸으로 나눌지는 학교가 정하는 표현의 문제이고, 재는 기준 자체는 성취기준에 있습니다. 두 단계로 표기하는 학교의 아이가 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재는 기준 자체가 성취기준에 있으므로, 단계 수보다 그 옆의 서술을 읽는 편이 아이의 상태를 더 정확히 알려 줍니다.
기호 방식일 때 한 가지만 주의하십시오. 같은 세모 표시라도 세 단계 중 가운데인 학교와, 두 단계 중 아래인 학교는 뜻이 완전히 다릅니다. 범례를 먼저 찾고 나서 기호를 보십시오. 범례가 통지표에 없다면 그것 자체가 물어볼 항목입니다.
통지표를 읽을 때 등급보다 먼저 볼 곳
훈령은 초등 평가 결과를 작성하는 근거도 정해 두었습니다. 학생의 성취 수준 및 평가 중 관찰한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한다는 문장입니다. 관찰한 사실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등급 한 글자보다 그 옆이나 아래에 붙은 서술 문장이 훈령이 요구한 본체에 가깝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서술을 읽을 때는 두 가지를 나눠 보십시오. 하나는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조건이 붙어 있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도움을 받으면 할 수 있다거나 안내에 따라 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면, 그 조건이 곧 다음 학기에 채울 자리입니다. 조건 없이 서술돼 있다면 이미 자리를 잡은 부분입니다. 등급은 이 서술을 압축한 결과일 뿐이므로, 압축본을 읽고 원본을 지나치는 셈이 됩니다.
또 하나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훈령은 모든 수행평가를 수업 중에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수업시간 외 가정 등에서 이루어지는 과제형 수행평가는 실시하지 않는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그러니 통지표에 적힌 평가 결과는 원칙적으로 교실에서 관찰된 것이지 집에서 도와준 결과물이 아닙니다. 집에서 대신 해 준 과제가 성적에 반영됐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결과가 납득되지 않을 때 밟는 절차
서술이나 등급이 아이의 상태와 너무 어긋난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때도 감정으로 항의하는 것과 절차를 밟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훈령은 학생의 이의신청 절차를 학업성적관리규정으로 정하고, 이의신청이 있을 때는 절차에 따라 면밀히 검토해 처리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즉 이의를 제기하는 통로 자체가 규정에 들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순서는 이렇게 됩니다. 먼저 학교의 학업성적관리규정에서 이의신청 항목을 찾아 어떤 절차와 기한이 정해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다음 그 절차대로 요청합니다. 이때 요청의 내용은 등급을 올려 달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이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해 달라는 쪽이어야 절차가 진행됩니다. 기준을 확인하고 나면 대부분은 다툴 일이 아니라 다음 학기에 무엇을 채울지의 문제로 바뀝니다.
근거 자료를 보고 싶다면 한 가지 더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훈령은 학생의 평가 결과물과 성적 산출의 증빙자료로 활용되는 중요한 자료의 보관기간을 학업성적관리규정으로 정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보관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말은 시간이 지나면 남아 있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이의 실제 결과물을 확인하고 싶다면 통지표를 받은 학기 안에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기서도 기간의 길이는 학교 규정이 정하므로, 우리 학교 규정의 해당 조항을 함께 확인하면 됩니다.
평가 결과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몇 번 제공할지는 학교가 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래서 학기마다 종이로 주는 학교도 있고 온라인으로만 안내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받는 횟수가 옆 학교와 다르다고 해서 우리 학교가 덜 챙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평가 결과는 학생 본인에게만 공개하고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라는 조항이 있으니, 다른 아이의 통지표를 보여 달라고 하거나 단체 대화방에 올리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정리 — 오늘 해 둘 세 가지
첫째, 통지표의 등급 이름을 다른 집과 맞춰 보는 일은 멈추십시오. 훈령에 없는 표기이므로 애초에 같을 이유가 없습니다. 둘째, 등급 옆의 서술 문장에서 조건이 붙은 자리를 찾아 표시해 두십시오. 그 조건이 다음 학기의 목표가 됩니다. 셋째, 개학 첫 주에 평가 계획의 기준 항목을 어디서 볼 수 있는지 한 번 물어보십시오. 한 번만 확인해 두면 다음 통지표부터는 혼자 읽을 수 있습니다.
기준 문서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전문에서 제15조와 별표 부분을 확인하시면 이 글에 인용한 문장을 그대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작성: jn 블룸 편집부 · 본문 수치는 글 안에 링크한 공식 자료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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